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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교과의 경계를 넘어 삶의 문제를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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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의 경계를 넘어,

삶의 문제를 풀다

질문과 협력으로 채운 용남중학교 PBL DAY
※ Project Based Learning(프로젝트 기반학습) DAY


기후변화로 우리나라의 바나나 재배 지역이 달라지고, 기온 상승은 새로운 감염병과 먹거리의 변화로 이어진다. 사회에서 살펴본 기후 현상은 보건과 기술·가정 수업으로 이어지고, 아이들은 ‘아열대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들의 실천 가이드’를 만든다. 서로 다른 교과에서 출발한 지식이 하나의 현실 문제 앞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순간이다. 용남중학교는 2026학년도 경남형 IB(G-IB) 준비학교로 선정된 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깊이 있는 학습’을 학교 수업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해 왔다. 교과서 안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지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실제 삶과 연결되는 배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마련한 것이 전일제 프로젝트 수업 ‘PBL DAY’다. 교과의 경계를 넘어 삶과 앎을 잇는 용남중학교의 특별한 하루를 들여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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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온전히 배움의 흐름으로

 

“수업 시간의 물리적인 통합이 아니라 아이들의 사고와 경험을 통합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시작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45분 단위로 끊어지는 교과 수업만으로는 깊이 몰입하기 어려웠다. 복합적인 문제를 충분히 탐구하고, 앞선 수업의 질문을 다음 교과에서 이어가기 위해 용남중학교는 하루 전체를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1학년부터 첫걸음을 내디딘 이유도 평가의 부담을 덜고 탐구의 즐거움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수업을 설계한 힘은 선생님들의 자발적인 연구에서 나왔다. 전문적학습공동체 선생님들은 매주 한 차례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수업을 공유했다. 교과서의 차시별 내용에 머물렀던 시선에서 벗어나, 각 교과가 아이들에게 어떤 역량을 길러줄 것인지 목표부터 함께 세웠다. 과목을 많이 묶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의 질문 안에서 각 교과가 분명한 역할을 하며 아이들의 경험으로 이어지는지를 끊임없이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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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에서 만난 ‘나의 문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 교과의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아열대커넥션’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기후 위기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만난 기후 위기는 멀리 있는 북극곰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기온이 오르면 좋아하는 과일과 초콜릿을 먹기 어려워질 수 있고, 다른 지역에서 유행하던 감염병이 우리 동네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자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사회에서 확인한 기후 자료는 보건 시간의 건강과 안전 문제, 기술·가정 시간의 식생활 문제로 이어졌다. 바나나빵을 만들고 지역 브랜드의 이야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는 요리와 마케팅, 발표 역할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하나로 엮었다. 과학·수학·도덕이 만난 ‘절제의 미학-탄소’에서는 자신의 하루가 만들어 내는 탄소발자국을 직접 계산했다. 수치와 실험을 통해 이상기후와 자신의 생활을 연결한 아이들은 추상적으로 느껴졌던 도덕의 가치를 일상의 ‘절제’로 옮기기 시작했다. 배운 내용을 아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돌아보는 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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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정답보다 다양한 빛을 발견하다

‘프로젝트 ME’에서는 국어와 영어, 미술이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언제 가장 나답게 빛나는가’라는 질문으로 만났다. 아이들은 자신이 빛났던 순간을 비유 표현과 스스로에게 주는 상장으로 나타내고, 자신을 닮은 동물이나 사물을 영어로 소개해 목소리로 남겼다. 미술 시간에는 그 내용을 자화상으로 표현하고, 국어 상장과 영어 녹음 파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하나의 큐브 안에 담았다. 평소 발표를 어려워하던 아이가 작품의 의미를 차분히 설명하고, 말로 자신을 표현하기 조심스러워하던 아이가 그림과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음악 활동에서는 자신감이 없던 아이가 체육 활동에서 친구들을 이끌며 안무를 제안하고, 글쓰기에 강한 아이는 응원가 가사로 모둠에 힘을 보탰다. 표현의 길이 다양해지자 교실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강점도 저마다 다른 빛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이 교실에서 안전하게 실패하고 스스로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정답이 없는 수업에서 선생님은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비추는 나침반이 된다. 아이들이 막혔을 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어떨까?”, “우리가 놓친 조건은 없을까?”라고 묻고, 서로의 의견을 듣고 합의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는다.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온 모둠도 그 결과를 감추거나 정답처럼 꾸미지 않았다. 첫 단계부터 실험 과정을 되짚으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결과를 정답에 맞추기보다 서로 의견을 나누며 논리를 다시 구성해 나간 것이다. 결과보다 질문과 탐구의 과정을 존중했기에 가능했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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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를 학교의 일상으로

 

프로젝트가 끝난 뒤 아이들은 성찰지를 통해 모둠에서 맡은 역할과 자신이 낸 아이디어, 새롭게 배운 점을 돌아보았다. 선생님들도 수업의 흐름을 함께 복기하고 보고회를 열어 다음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첫 시도인 만큼 점수보다 ‘배움의 즐거움을 체득하는 경험’에 무게를 두면서도, 앞으로 교육과정과 평가에 안정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용남중학교가 꿈꾸는 융합 수업의 본질은 선생님이 조금 덜 가르치고, 아이들이 조금 더 깊이 생각할 시간을 내어주는 데 있다. 정답보다 질문을, 결과보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교실에서 아이들은 배움을 통해 자신의 삶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힘을 얻는다. PBL DAY가 남긴 것은 하루 동안 완성한 결과물만이 아니다. 정답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질문하고,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감추기보다 다시 원인을 살피며, 혼자 해결하기보다 친구와 생각을 나누는 새로운 배움의 태도다. 선생님들이 함께 수업을 고민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배움의 길을 만들어가는 풍경. 용남중학교는 그렇게 특별한 하루의 경험을 일상의 수업 문화로 차근차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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