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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구장창’ 틀려왔던 것들

우리가 ‘주구장창’ 틀려왔던 것들
익숙한 말들의 배신
치열했던 학기 말 시험이 끝나고 7월 초 교무실은 학기 중보다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밀려드는 성적 처리와 마감 직전의 생활기록부 문장들을 마주하다 보면 눈과 손이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자리에서 일어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곤 합니다. 모니터를 뚫어지게 주시하던 옆자리 선생님이 배를 움켜쥐며 툭 한마디를 던집니다.
"아, 당 떨어져. 아까부터 주구장창 모니터만 봤더니 눈이 다 침침하네."
응원의 간식을 건네려다, 직업병이 마음속에서 작게 발동합니다. '주구장창'이 아니라 '주야장천'인데 말이죠.
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개의 단어를 입 밖으로 내뱉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한 번도 의심해 본 적 없는 단어들. 하지만 그 익숙한 말들이 가끔 우리를 배신하곤 합니다. 틀린 줄도 모르고 당당하게 써왔던, 그래서 더 알아채기 힘든 일상 속 반전 맞춤법들을 가만히 짚어봅니다.
우리말 돋보기
익숙함에 가려진 일상 속 반전 맞춤법
주구장창(X) → 주야장천(O)
뜻: 밤낮으로 쉬지 않고 흐르는 시냇물이라는 한자어(晝夜長川)에서 유래했습니다. '밤낮으로 줄곧 연속됨'을 이르는 말입니다.
바로잡기: 단어가 입에 붙어 익숙하다는 이유로 '주구장창'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로 오용됩니다. 성적 처리나 업무에 매진할 때는 "주야장천 모니터를 보았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풍지박산(X) → 풍비박산(O)
뜻: 바람이 불어 우박이 사방으로 날아간다는 뜻의 사자성어(風飛雹散)입니다. 부서져 흩어지는 상황을 비유합니다.
바로잡기: 사방으로 흩어진다는 느낌 때문에 '풍지(風地)'로 오해하기 쉽지만, '사방으로 날아간다(飛)'는 의미를 가진 '풍비'가 맞습니다. 공들여 쌓아 올린 계획이나 평화롭던 조직이 한순간에 산산이 부서져 흩어질 때 '풍비박산이 났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희안하다(X) → 희한하다(O)
뜻: 드물 희(稀), 드물 한(罕)을 쓰는 한자어입니다. '매우 드물고 신기하다, 낯설어 이상하다'는 뜻입니다.
바로잡기: 일상에서 편한 발음을 좇다 보니 [희안하다]로 잘못 발음하곤 합니다. 글자로 기록할 때는 반드시 '한'을 명확히 살려 적어야 문장을 적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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