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미래를 꿈꾸다

배움을 잇고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밥상

 

제목 없음-1 복사

 

배움을 잇고  마음을 채우는 따뜻한 밥상
김해 한림초등학교


수업 종이 울리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김해 한림초등학교 아이들의 발걸음에는 유독 경쾌한 설렘이 묻어난다. 급식실이라고 하면 단순한 식사 공간을 떠올리지만, 이곳의 급식실은 조금 특별하다. 교실에서의 배움이 식탁으로 이어지고 세계의 이색 문화들이 입안에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즐거운 배움터이기 때문이다.
이 특별한 급식의 중심에는 ‘학교급식 우수사례 공모전’ 최우수 입상에 빛나는 김남희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종사자 선생님들이 있다. ‘알고, 느끼고, 함께 배우는’ 교육적 가치를 담은 학교급식을 실현하는 한림초등학교의 정성 가득한 밥상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제목 없음-2 복사

알고, 느끼고, 표현하는 ‘이음급식’

한림초 급식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단연 ‘배움을 잇는 학교 이음급식’이다. 식재료와 음식에 담긴 계절, 환경, 건강 이야기를 교내 메신저로 미리 안내해 교실에서 1차로 배우고, 급식실에서 오감으로 경험하는 방식이다. 식사 후에는 ‘나는야 맛 표현가!’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느낀 맛을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로 뽐내보기도 한다.

"미리 알고 먹으니 더 맛있고, 음식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볼 때 배움이 삶으로 확장됨을 느낍니다. 매일 배식을 받으며 '오늘 메뉴 정말 기대돼요!'라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표정은 제가 영양사로서 느끼는 가장 큰 자부심이자 행복이죠."

 

급식에 담긴 고민의 과정과 다정한 배려는 아이들의 학교생활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아이들 역시 "맛있는 급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공부할 힘도 생기고 학교 오는 게 훨씬 즐거워진다"며 선생님의 정성에 응답한다.


A1B04564

식탁 위로 이어진 특별한 배움터

아이들의 입맛과 건강을 동시에 잡는 선생님만의 비법은 ‘정성스러운 조화’에 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기호를 존중하되, 떡볶이에 채소와 어묵 비중을 높이거나 볶음밥에 제철 채소를 숨겨 넣는 식으로 친숙한 맛 속에 건강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보건의 날에 약봉지 모양 포장 안에 몸에 좋은 견과류를 담아 건넸던 '마법의 보약(튼튼해지는 약)' 이벤트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세심한 노력은 굳게 닫혀 있던 아이들의 입맛을 마법처럼 열어주었다. 냄새 때문에 청국장을 보며 "으악!" 하고 몸을 피했던 한 학생은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용기를 내어 한입 먹어본 후, 이제는 청국장이 나오는 날이면 "오늘은 밥 두 공기 가능!"을 외치는 어린이 미식가가 되었다. 쫄깃하고 고소한 '팽이버섯고추장구이'가 나오는 날이면 엉덩이가 절로 춤을 추는 것처럼 흥이 난다는 아이들의 귀여운 고백은 한림초의 급식 메뉴들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보여준다.

 

 

A1B04443

20년의 신뢰가 빚어낸 수제 김치와 급식실의 온기
한림초 급식실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특별한 전통이 있다. 2005년 사회적 이슈였던 '학교급식 김치 파동' 이듬해부터 학부모회의 요청으로 시작되어 지금까지 매달 직접 담그고 있는 '한림표 수제 김치'다.

 

"소규모 학교이기에 식재료와 위생을 더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강점입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조리종사자 선생님들의 정성 덕분에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리는 급식실 식구들의 구슬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침 일찍부터 더운 날에도 우리를 위해 열심히 요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특히 우리 학교 수제 김치는 진짜 최고!"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조리종사자 선생님들을 향한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는다.


A1B04517

급식실에서  떠나는 세계 여행
이주배경학생 비율이 높은 한림초는 3일 이상 다문화 음식을 체험하는 ‘세계인의 날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이 시간은 마치 혀끝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과 같다. 낯선 음식 속에서 다른 나라의 훌륭한 문화를 엿보고, 친구들과 맛을 이야기하며 다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아이들의 호응에 힘입어 김남희 선생님은 앞으로 이 주간을 더욱 입체적인 테마 급식으로 확대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치킨 케사디야나  일본식 소고기 덮밥 같은 세계 음식을 제공하면서 조리종사자 선생님들은 위생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각국 전통 의상 소품을 활용하고 담임 선생님들은 여행 가이드 콘셉트로 참여해 보면 어떨까 구상 중입니다.  아이들이 음식과 문화를 함께 경험하며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이해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뷰 끝자락, 김남희 영양사 선생님은 매일 "오늘 정말 맛있었어요"라며 인사를 건네는 한림초등학교 아이들과 늘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조리종사자 선생님들을 향해 깊은 감사를 전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매일매일 기대하게 만드는 한림초등학교의 따뜻한 밥상은 오늘도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고, 다정하게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