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검색의 시대, 읽기의 본질을 묻다
검색의 시대, ‘읽기’의 본질을 묻다.
읽기에 깊이를 더하는 국어 수업
김해 대청고등학교 김태영 선생님
고등학교에 진학한 많은 학생이 가장 먼저 벽을 느끼는 과목이 무엇일까? 바로 ‘국어’이다. 우리말로 쓰여 있는데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아이들의 한숨이 교실 곳곳에서 들려온다. 여기에 수능 국어 영역의 난이도까지 매년 화두에 오르며 학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왜 이토록 국어를 막막하고 어려워하는 것일까? 김해 대청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국어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김태영 선생님는 요즘 학생들이 ‘읽기’보다 ‘찾기’에 익숙해진 현실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AI가 1초 만에 요약된 결과를 내어주고, 궁금한 것은 검색으로 즉각 해결하는 시대. 빠르고 편리한 기술의 이면에서 아이들이 놓치고 있는 ‘문해력’의 진짜 의미를 그에게 물었다.
맥락을 잃어버린 아이들,
기초 체력을 키워라
김태영 선생님은 읽기의 본질이 글의 맥락을 통해 내용을 재구성하고 온전히 내면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은 책을 깊이 읽기보다 인터넷이나 AI가 제공하는 결과 위주의 단편적인 정보에 익숙해져 있다. 과정이 생략된 맥락 없는 텍스트를 주로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호흡이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막연한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로 그는 교육과정 속 ‘개념’을 탄탄히 다질 것을 조언한다. 흔히 국어 개념을 단순한 암기 거리로 치부하기 쉽지만 사실 이는 우리말을 잘 다루기 위한 기초 체력이자 방법론이다.
대화의 원리를 몰라도 말은 할 수 있지만 ‘좋은 대화’를 이끌어가기 어렵듯, 국어의 여러 개념과 표현법을 정확히 알아야만 복잡한 글도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출제자의 의도,
결국 ‘지문’ 속에 답이 있다
국어 성적을 올리는 비법으로 흔히 ‘출제자나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라’는 조언이 꼽힌다. 하지만 김태영 선생님은 이러한 접근이 오히려 문학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수능 국어는 작가의 속마음을 맞히는 독심술 테스트가 아니라 철저히 독자로서 글을 얼마나 정확하게 읽어냈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학 작품을 대할 때 개인적인 상상이나 감상을 덧붙이는 것은 금물이다. 시를 읽을 때는 상징적 의미에 집착하기보다 시적 상황과 화자의 정서를 먼저 파악해야 하고, 소설 역시 인물, 사건, 배경이라는 3요소와 갈등 관계를 빠르게 짚어내는 객관적인 '추론' 과정이 필수적이다. 비문학 또한 자신의 주관을 철저히 배제하고 글 자체에 집중하는 훈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제가 가장 경계하는 말 중 하나가 ‘작가도 못 푸는 수능 문학’이라는 말입니다. 시험은 지문에 근거해 제대로 읽어냈는지를 묻기 때문에 작가 본인이 감상(상상)을 더해 문제를 풀면 오히려 틀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죠.
눈으로 보지 말고 직접 써라!
진짜 문해력을 기르는 법
정보량이 엄청난 비문학 지문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손으로 써보는 것이다. 김태영 선생님은 탐구 과목 교과서를 미리 읽고 스스로 정보를 연결 요약해 보는 연습을 강력히 추천한다. 이 기초 과정 없이 문제 풀이 요령이나 정답 찾기 연습만 앞서면 난이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정답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이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EBS 연계 교재 역시 지문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핵심 배경지식을 쌓고, 기출문제를 통해 익힌 사고 과정을 적용해 보는 연습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그는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칠판 필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를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국어에는 획일화된 유일한 정답이 없으므로, 스스로 글을 먼저 읽고 답을 유추해 보는 적극적인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생님의 필기가 절대적인 정답이라 생각하지 말고 먼저 읽어보고, 학습지에 스스로 먼저 답을 채워보세요. 그 답이 틀렸더라도, 나의 오독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는 그 치열한 과정이야말로 국어 실력을 끌어올리는 진짜 공부입니다.
흔들려도 괜찮아,
너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모의고사 점수에 일희일비하며 긴 수험생활 동안 지쳐가는 아이들을 위해 김태영 선생님은 차가운 입시 조언 대신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긴 레이스에서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며, 그럴 때마다 홀로 고립되기보다는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에게 기대어 힘을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려하고 짧은 길이의 동영상이 넘쳐나는 시대에 묵묵히 활자를 읽고 사유하는 국어 공부는 어쩌면 외롭고, 또 느려 보이는 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문맥을 짚어내고, 질문에 답을 채워 넣으며 세상을 이해하는 문해력은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것이다.
치열한 수험 생활 속에서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그냥 둬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을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가족, 친구, 선생님이 곁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오늘 쏟은 노력이 반드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지금 자신을 믿으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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