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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정답이 아니라 나를 찾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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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아니라 나를 찾는 곳

양산인공지능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아이들

 

 

개교 첫해부터 전국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산인공지능고등학교는 ‘2025 *WCRC(World Creative Robot Contest)’ 피지컬 인공지능 로봇 부문 1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했고, 2026년 4월 열린 ‘제1회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코딩 드론대회’에서는 참가 학생 20명 전원이 입상했다. 짧은 시간에 이룬 놀라운 성과. 그 비밀은 교실 안에 있었다. 아이들이 배우는 방식, 문제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쌓아 온 시간들. 학생들을 직접 만났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성장하게 했는지 듣기 위해.

*WCRC(World Creative Robot Contest): 로봇 제작과 인공지능·코딩 기술을 겨루는 국제 로봇 경진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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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로 움직이는 첫 경험
“리모컨이 아니라, 코드로 움직이는 게 신기했어요.” 코딩드론팀 윤재원 학생(2학년, AI자동제어학과)은 첫 드론 수업을 잊지 못한다. 노트북에 코드를 입력하고 실행 버튼을 누르자, 가만히 있던 드론이 공중으로 떠올랐다. 자신이 입력한 숫자와 명령이 그대로 움직임이 되는 특별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신기함은 곧 ‘현실’이 되었다. 숫자 하나만 달라져도 드론의 경로는 완전히 바뀌었다. 전진 거리가 조금만 짧아져도 방향이 틀어졌고, 회전 각도가 어긋나면 장애물에 부딪혔다. 멈춰서 다시 보고, 코드를 한 줄씩 확인하고, 숫자를 바꿔 넣는 과정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건영 학생(2학년, AI융합팩토리과)도 같은 경험을 했다. “예선 때 드론이 장애물에 부딪혀서 코드를 계속 수정했어요. 계속 시도해서 결국 통과했죠.” 코딩드론은 ‘수정과 반복’ 그 자체다. 담당인 윤지은 선생님도 그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들이 처음엔 ‘왜 안 되지?’ 하고 멈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바로 코드를 다시 봐요. 스스로 오류를 찾으려고 하죠.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그렇게 해본 경험은 오래 남거든요."


쉬는 시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
대회를 앞두면 수업이 끝나도 대화는 멈추지 않는다. 윤재원, 이건영 학생은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미션을 어떻게 통과할지, 경로를 어떻게 잡을지, 방향을 어떻게 바꿀지 이야기했다. 누군가는 값을 바꿔 보고, 누군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제시했다. 같은 문제를 두고 다른 생각들이 오가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이 보이고, 마치 마법처럼 해결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 경험이 쌓이면서, 아이들은 문제 해결 방식뿐 아니라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에 와서, 제가 뭘 좋아하는지 알게 됐어요.” 윤재원 학생은 최근 전기기능사 시험에 합격하며 꿈을 차근차근 키워가고 있다. 이건영 학생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특강을 들으며 코딩과 로봇 분야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졌다고 말한다. ‘해야 한다’보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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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
인공지능로봇팀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WCRC(World Creative Robot Contest, 물류로봇경진대회)에 참가한 윤우현, 강지훈 학생(2학년, AI융합팩토리과)은 1학년 때부터 전국 무대에 도전했다. “어제는 되던 코드가 오늘은 왜 안 되는지, 그걸 계속 고민했어요.” 센서 값, 조명, 배터리 상태 등 작은 환경 변화에도 결과는 달라졌다. 책에서 배운 코드가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 순간, 학생들은 다시 돌아갔다. 코드를 한 줄씩 확인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고, 다시 실행해 보는 과정. “선생님이 답을 알려주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하셨어요.” 강지훈 학생의 말처럼, 수업은 ‘정답 찾기’보다 ‘이유 찾기’에 더 가깝다. 담당인 이성현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한다.
"처음엔 빨리 답만 찾으려고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왜 안 되는지’를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버티고 지나온 경험들이 고스란히 학생들의 ‘실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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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맞춰 가는 시간
WCRC는 팀 프로젝트였다. 강지훈 학생은 데이터 학습과 코딩을, 윤우현 학생은 객체 인식을 위한 데이터 수집을 맡았다. 각자의 역할은 달랐지만, 어느 하나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았다. 서로의 작업이 맞아야 로봇이 제대로 움직였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혼자 빨리 가는 것보다, 함께 맞춰 가는 것이 더 어렵고,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윤우현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그 시간이다. “밤이 늦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실습실이요.” 늦은 시간까지 서로의 코드를 들여다보고, 잘 안 되는 부분을 함께 고민하던 순간들. 그 시간이 학생들을 성장하게 했다. 그래서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실습실에 남는다. 해야 해서가 아니라, 조금만 더 해보고 싶어서.


기술보다 먼저 남는 것
“다시 해보자.” “같이 해보자.” “왜 틀렸는지 보자.” 양산인공지능고 학생들이 대회를 준비하며 가장 자주 했던 말들이다. 코딩드론팀은 실패를 고쳐가던 시간을, 인공지능로봇팀은 멈춘 코드를 다시 들여다보던 순간을 기억한다. 배우고, 해보고, 막히고, 다시 고쳐 보고. 그 과정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래서 양산인공지능고의 성과는 ‘갑자기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멈추지 않고 도전했던 시간들이 만든 결실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끝까지 들여다보는 힘, 포기하지 않는 태도, 함께 풀어가는 감각. 지금 양산인공지능고의 아이들은 정답을 찾는 법보다, 끝까지 답을 만들어 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